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님께서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이라는 주제로
서강대학교에서 특별강연을 해주셨습니다!
서강멘토링센터에서 이번 부터 명사님들을 모시고
정기적으로 이렇게 특별강연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1시간 동안 유의미한 말씀들을 나누었고
마지막 Q&A 시간까지 유익한 강연이었습니다.
이창용 총재님께서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지
서강대에서 진행된 강연후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4.10.30.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소강당
총재님은 오랫동안 경제학을 공부해 왔지만 금융위기 때 현실에서 본 것들은 교과서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합니다.
책에서 배운 경제학과 다르게 은행이 파산하면 어떤 절차로 문을 닫고, 그 여파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가난해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과 법을 마련해야 하는지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은 경제학이 현실에 얼마나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0년 넘게 공부한 경제학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회의감 들고난 뒤부터는 실제로 현실에 도움이 되는 일에 관심이 생겨, 논문이나 교과서 연구보다는 실제 정책 연구와 정부의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정부 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정부 기관에 몸담게 되었고, 총재님이 쓰신 칼럼 중 이명박 전대통령의 관심을 끌게 된 칼럼으로 인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터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여 "G20"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이 되면서 총재님은 의장 역할을 맡게 되셨는데, 이 때 처음으로 외교 업무를 경험했고 이후 수많은 국제회의에 참여하면서 국가 간 경제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하는 다양한 노력을 직접 목격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도 큰 이슈여서 국제적 갈등이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고 있었는데, 특히 2016년부터는 중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시점이어 중국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중국 전문가들은 포화상태였고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중국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이었던 반면,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은 그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던 거죠!
아시아 중에서도 ASEAN 국가들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입사해 3년 동안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이때만해도 통일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오고갔기 때문에 북한이 개방되면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IMF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금방 통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시아 전문가가 되겠다고 다짐하실 정도였다고 합니다.
북한에게 ADB보다 IMF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기구의 회원이 되지 않으면 원조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제기구의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격과 내야하는 금액이 있는데, 가입하려는 국가의 경제 규모에 맞춰 필요한 자격과 분담금을 결정해주는 역할을 IMF가 하게 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개방되었을 때 국제 사회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경제적으로 재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ADB에서 아시아를 연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에 IMP 사무총장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드르 총장이 총재님을 뽑아주셨고 이를 계기로 IMF에서 10년의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리뷰 프로세스"
IMF에서 일하면서 한국과는 다른 업무 처리 방식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소수의 전문가들만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비밀을 지키며 위로 보고하는 체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반면에 IMF는 부서 간 '리뷰 프로세스'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끊임없이 교환하고, 마지막에는 이견이 있더라도 모두가 참여해 결정을 내립니다. 그럼에도 결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 장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러한 리뷰 프로세스는 잘못된 결정의 책임을 분산하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테스크포스 시스템은 소수만이 일을 처리하므로 중간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발견하지 못할 수 있고, 그 문제를 나중에 발견했을 때 책임 소재는 어디에 두어야 하며, 정책을 발표한 후에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커질 가능성도 생깁니다. IMF에서는 아무리 작은 안건이라도 리뷰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었고, 이를 겪기 전까지는 이러한 한국 시스템의 문제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셨다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총재님은 한국에도 리뷰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에서 타 부서 간 리뷰를 받아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로 한은 보고서를 보면 코멘트를 누구에게 받았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IMF에서 경험한 이 문화 차이는 큰 배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IMF에서는 중요한 회의마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즉, 공보관이 참석해 정책 발표 일정과 방향을 전략적으로 조율합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중요한 회의에 공보관이 잘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 발표 때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IMF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회의 초반부터 참석해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IMF에서는 총장과 10명 정도의 디렉터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큰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 때 각 디렉터들이 본인의 업무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총재님의 경우 아시아에 대해 얘기하셨고, 아프리카, 유럽 등 각 국에 대해 다른 국장들의 얘기를 들으며 전 세계에서 일어난 그리고 일어날 일들에 대해 다 들을 수 있으셨다 합니다.
또한, 마지막에 리걸 디렉터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의 코멘트를 받는 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리걸 디렉터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해 지적하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주제와 발표 시점에 대해 짚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둘 중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라가드르 총장이 워싱턴 대학에서 스피치를 하는데 이러한 내용은 그 전 날에 발표를 해야 내용이 연결된다든지, 유럽 관련 얘기는 3개월 후의 애뉴얼 미팅에서 하는 게 좋겠다든지와 같은 코멘트를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공보관의 역할이 정책의 효과적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정책 홍보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보관을 뽑아도 정작 중요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있는 아이러니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인사 및 성과평가"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IMF의 장점만 이야기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모든 점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피하면 되겠죠.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IMF의 특징 중 하나는 성과 평가와 승진 체계입니다. IMF에서는 성과를 그대로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을 제공합니다. 성과가 좋으면 엘리트로 키우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할 기회를 줍니다.
특히 간부들의 시간 30%가량은 ‘휴먼 매니지먼트’에 사용됩니다.
직원들의 성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개선할 부분을 짚어주는 방식으로, 1년 내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평가를 준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성과 평가보다는 ‘타협’으로 승진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체계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멘토링과 코칭의 차이
IMF의 또 다른 강점은 체계적인 멘토링과 코칭 프로그램입니다.
멘토는 내부의 선배로, 신입 직원들이 IMF에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코치는 외부 전문가로, 객관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IMF에서 코치를 받을 때는 함께 일하는 사람 50명을 추천해 그중 약 30명이 직원의 장단점을 피드백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자의 커리어를 명확히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멘토링과 코칭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많은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IMF에 취업하려면?
IMF 직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채용됩니다.
첫 번째는 해외 유명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특정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 중간 경력자로 채용되는 경우입니다.
세 번째는 각국 정부가 IMF에 파견한 공무원들 중 일부가 남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대학 출신자도 IMF에 취업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역 다양성을 위해 각국 대학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채용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11월에 IMF가 서울에서 취업 인터뷰를 진행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준비를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성과물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과물이 회사 이름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지만, IMF에서는 개인의 기여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국제적 시각과 비교의 중요성
IMF는 연구, 대출, 자문을 통해 각국의 경제 위기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스리랑카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IMF 팀이 현지에 파견되어 정부와 논의하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 만에 두세 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본부로 보내고, 적절한 지원 방안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빠른 시간 안에 영어로 내용을 정리하고 전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어 글쓰기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우리나라 역사나 문화를 영어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사를 영어로 배운다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더 잘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글로벌 경험의 가치
IMF에서의 경험은 경제 이론뿐 아니라 외교, 정치, 협상 등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훈련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위치를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보편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큰 정책을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상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 시각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는 조건은 달러 부족,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어떤 시점에 무엇을 요청해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국제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국내에만 머무르는 시각을 벗어나, 국제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 다양한 자원을 통해 글로벌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과장되게 생각하기보다는, 세계의 다양한 사례와 비교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글로벌 무대에서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IMF 출신의 한은총재님의 강연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셨습니다
다른 곳에서 다른 주제로 강의하시게 되면
또 다시 가서 듣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위트있게 강연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아직 우리모두 늦지 않았어요
글로벌 인재가 되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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